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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거 vs 현재 질병 변화 (전염병, 만성질환, 정신질환)

by Tigre_ 2025. 8. 13.

 

미국의 질병 양상은 시대와 환경 변화에 따라 큰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20세기 초반에는 전염병이 주요 사망 원인이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만성질환과 정신질환이 미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질병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그 원인이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전염병, 만성질환, 정신질환 중심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전염병: 사라진 전염병, 그리고 다시 돌아온 위협

과거 미국의 주요 사망 원인은 결핵, 장티푸스, 콜레라, 홍역, 인플루엔자와 같은 감염병이었습니다. 특히 1918년 스페인독감은 미국에서만 약 67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당시에는 위생 상태, 백신 부재, 의료 기술 부족으로 인해 대규모 확산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940년대 이후 백신 개발과 항생제의 등장, 그리고 공중보건 향상으로 전염병은 점차 통제되기 시작했습니다. DTP, 소아마비, B형 간염, MMR(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은 감염병 발생률을 크게 줄이며 전염병의 시대가 끝났다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 백신 기피 운동, 기후 변화로 인한 열대성 감염병 확산 등으로 인해 전염병의 위협이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홍역, 독감,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접종률 저하를 경고하고 있으며, 전염병이 ‘완전히 사라진 문제’는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과거 전염병은 환경적 요인이 컸다면, 현대의 전염병은 인식 부족, 정보 왜곡, 개인화된 방역 실패가 더 큰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디지털 질병 감시 체계, 국가 간 협력 기반의 방역 시스템, 지역사회 신뢰 회복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만성질환: 수명은 길어졌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또 다른 문제

현대 미국 사회에서 가장 큰 건강 위협은 만성질환입니다. 특히 심장병,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관절염, 천식 등은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경험하고 있는 질병입니다. 2020년 기준, 미국 내 전체 사망 원인의 약 70%가 만성질환에서 비롯되며, 의료비의 90% 이상이 이들 질병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노동 강도가 높고 식생활이 단순해 만성질환 발생률이 낮았지만, 지금은 고지방·고당분 식단, 운동 부족,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 과도한 디지털 사용 등이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인성 질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 중 절반 이상이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삶의 질 저하와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질병이 ‘생명을 위협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현재의 만성질환은 ‘삶의 질을 위협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예방 중심 의료 체계,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앱, 지역사회 기반의 웰니스 프로그램이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신질환: 사회적 금기에서 공공보건 이슈로

정신질환은 과거 오랫동안 사회적 낙인과 편견 속에 방치되던 영역이었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도 정신질환은 ‘비정상’으로 여겨졌고, 격리와 약물에 의존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2024년 기준, 미국 성인 5명 중 1명은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며, 특히 우울증, 불안장애, 주의력결핍장애(ADHD), 조현병, 자살 충동 등이 주요 질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청소년과 젊은 남성 사이에서 정신질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사회적 연결 단절, 경제적 불안정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과거 정신질환은 치료보다 숨김의 대상이었지만, 현재는 치료와 회복 중심의 접근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심리 상담 서비스, 명상 앱, 온라인 정신건강 플랫폼, 직장 내 정신건강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식이 등장했으며, 특히 원격진료 기반의 심리치료가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정신질환은 여전히 사회적 편견의 벽이 존재하지만, 과거에 비해 정신건강을 신체 건강과 동등하게 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앞으로는 치료 못지않게 정서적 지원 체계와 커뮤니티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미국 사회의 질병 트렌드는 단순한 의학적 변화가 아니라 사회, 경제, 문화의 총체적 결과입니다. 전염병에서 만성질환, 정신질환으로 이어진 변화는 단순히 질병의 종류가 바뀐 것이 아니라, 질병을 대하는 인식과 구조 자체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제 ‘치료’보다 ‘예방’에 집중해야 하며, 기술과 공동체가 함께하는 건강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시점입니다.